2009년 6월 23일 화요일

눈꺼풀 떨림, 무시하면 큰일

 눈꺼풀 떨림, 무시하면 큰일

 

50세의 김모 사장은 3년 전부터 조그만 패스트푸드점을 차렸다. 그런데 1년 전부터 왼쪽 눈 아래 안검이 씰룩거리고 눈물이 자주 나왔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 그냥 낫겠지 생각했는데 한 달이 지나도 좀처럼 씰룩거림이 줄어들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은 중풍으로 된다는 이야기도 했다. 덜컥 겁도 나고 해서 가까운 모 대학병원의 신경내과에서 약을 타서 먹었다. 4주 동안 약을 복용한 결과 깔끔하게 씰룩거리는 증상이 없어졌다.

하지만 1개월 뒤에 또 다시 씰룩거리는 증상이 생겼다. 전에 다녔던 그 병원에 가서 약을 6개월간 타다가 먹었는데 이제는 전혀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 안검의 떨림은 더 심해져 주위 사람들과 만나기가 두려울 정도가 됐다. 한방을 이용해 보라는 주위 권유로 한의원에 내원했다.

자기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눈 주위의 근육 즉 안륜근(眼輪筋)이 떨리거나 씰룩거리는 증상을 안검경련(眼瞼痙攣, blepharospasm)이라고 한다. 이러한 안검경련은 증세성, 불수의성, 습관성 안검경련 등으로 구분한다. 증세성 안검경련은 속눈썹이 가지런하게 나오지 않아 눈의 결막을 찌르거나 결막에 이물이 들어간 경우, 그리고 삼차신경통으로 눈꺼풀에 경련이 일어나는 경우 등을 말한다. 불수의성 안검경련은 뇌의 출혈이나 종양으로 중추신경을 압박할 경우거나 히스테리 등으로 동반되는 안검경련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습관성 안검경련은 어떠한 원인으로 눈꺼풀이 경련하고 그 원인이 제거되어도 경련이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대체적으로 치료는 원인이 되는 병을 치료함과 동시에 진통제나 신경안정제 등을 투여한다.

한의학에서는 안검경련이 일어나는 원인에 대해 간기울결이나 심화가 항진된 경우로 본다. 즉 간기울결로 인한 안검경련증에는 아무런 이유없이 화가 나거나 짜증이 많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어지럽다. 옆구리에 종종 통증을 호소한다.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는 여자들에게 많이 발생하며 특히 월경 주기가 불규칙하거나 어혈성 월경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때에는 울결된 간기를 풀어주는 시호소간탕이나 가미소요산 등을 활용한다.

심화항진증에는 입이 마르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두근거림의 증상을 호소한다. 간혹 흉통이 있으며 불안 초조 불면 등의 증상이 있다. 설태가 황색을 띠고 설사보다는 변비 경향이 많다. 이 경우에는 심화를 내려주고 안심시키는 천왕보심단이 좋다.

김 모 사장은 자세한 검진결과 간기울결과 심화항진이 함께 있는 불수의성의 중한 안검경련증이었다. 2년 전부터 패스트푸드점의 경영이 악화되어 많은 신경을 쓰게 되었고 이런 과정 에서 가슴앓이를 심하게 겪어 왔던 것. 그리고 현재 가지고 있는 증상으로 심한 편두통과 불안 초조 및 불면증과 아울러 성격 또한 신경질적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었다. 그리하여 울체된 간기를 풀어주고 심화를 내려줄 목적으로 시호소간탕과 천왕보심단을 교대로 하루 4회 복용시켰다. 복용 6주만에 안검경련은 사라졌고 불면증 또한 없어졌다.

대체적으로 안검경련은 충분한 휴식과 정신적 안정을 취하게 되면 증상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지만 안면부의 통증이 심하거나 두통이 심한 경우 그리고 손발에 무력감이 있는 경우에는 중증의 안검경련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에게 속히 진찰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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