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3일 화요일

집단가출호... 우이도에 좌초되다...

집단가출호는 전문산악인 박영석씨, 아시안게임 요트 금메달리스트인 정성안씨 등 각계각층의 인사 12인이 승선한 40피트급 레이싱크루저로 작년 6월 경기도 전곡항을 출발해 독도까지 1년에 걸친 총 3000㎞의 한반도 바닷길 요트 일주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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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흑산도~우이도 구간 항해 중 우이도 돈목포구에서 겪었던 좌초 상황입니다.

벌써 두달 전의 얘기지만 배 밑에 길다랗게 킬이 달린 세일링 요트는 자나깨나 수심을 조심해야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낀 사고였습니다.

다 행히 바닥이 부드러운 모래여서  배에는 이상이 없었고 또한 무사히 빠져나왔으나 좌초의 순간,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

 

여느날처럼 맑았습니다.

선미에 매달아놓은 원시적인 트롤링 낚시에 고기가 많이 잡혀 회를 실컷 먹은 뒤 남은 것은 소금을 뿌려 해풍에 말리고 있습니다.

삼치가 많이 잡히더군요.

두 시간여 동안 15마리쯤 건져올린 것 같습니다.

흑산도를 떠나 우이도로 향하는 길입니다.

 

바람이 별로 없었는데 우이도에 들어서자 골바람이 찔러들어옵니다.

신 나게 입항 중.

들어가는 도중 낚싯배를 타고 귀항하는 원주민분을 만나 수심을 여쭤보자  <전~혀 걱정할 것 없으니 맘 놓고 접안하라>고 하십니다.

간조까지는 3시간여를 남겨준 시점이었는데 해도에 나타난 수심은 좀 아슬아슬 하긴 하지만 바닥에 닿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아저씨 말씀대로 들어가는데.... 바람 방향이 한 순간에 해변쪽으로 바뀌며 배가 걸리고 말았습니다.

모래에 부드럽게 연착륙을 한 셈이어서 언제 걸린 것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바람이 배를 더 낮은 곳으로 밀어대고 있어서 텐더에 앵커 2개를 싣고 나가 떨어뜨리고 줄 하나는 100여m  떨어진 방파제에 고정시킨 뒤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더군요.

물은 빠르게 빠져나가  앵커링을 하는 동안 배가 기우뚱....

 

30분쯤 뒤엔 요렇게 됐습니다.

배가 배를 드러내고 있으니까  자연히 청소를 하게 됩니다.

스크루와 선속계 등에 붙은 따개비를 떼어내고...

 

 밤이 왔습니다. 

오후 8시쯤 간조를 맞은 상황입니다.

배 는 밀물이 충분히 들어온 새벽 3시경에야 똑바로 섰고,  잠 한숨 못자고 노심초사 기다리던 우린 잽싸게 배를 몰고 깊은 곳으로 이동시켰습니다.

우이도는 사구(모래언덕)로 유명한 곳입니다.

바람과 파도가 합작으로 모래를 이동시키는데 우리가 좌초했던 곳은 원래는 수심이 깊은 곳이었으나 몇년 전 방파제를 막은 뒤 모래의 흐름에 변화가 초래되어 암반이던 돈목 해저에 막대한 양의 모래가 쌓이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2년 전보다 약 2m의 모래가 더 퇴적되었다는군요.

혹 우이도 가실 때 조심 하시길....

*이왕 배가 걸리면 선저 청소를 권합니다. 우리는 이번엔 스타보드쪽으로 누웠는데 다음에 기회(?)가 오면 반대쪽으로 눕혀 못 다한 청소를 할 생각입니다. ^^    

 

** 이 게시물은 한국크루저요트협회에 올린 것을 복사해온 것입니다.

재미있는 경험이어서 협회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출처]네이버 카페 집단가출호 http://cafe.naver.com/grouprunway.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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