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7일 목요일

'오늘'을 사랑해야 '내일'이 열린다

<이미도의 인생을 바꾼 명대사>

'오늘'을 사랑해야 '내일'이 열린다.

오늘은 선물입니다.  Today is a gift!

"우리 인생에는 부모, 연인, 그리고 가슴 뜨거운 추억들과 맞잡이인 책들이 있습니다.
(There are books which rank in our lives with parents and lovers and passionate experiences.)"

랠프 월도 에머슨의 말에 어울림직한 책 '땡큐! 스타벅스(How Starbucks Saved My Life)'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마이클 게이츠 길은 세계적 광고대행사인 제이 월터 톰슨에 들어가 말단 카피라이터에서 부사장직까지 승승장구합니다.

그러나 모든 걸 가졌던 그도 세대 교체의 칼바람을 맞습니다. 절망의 나락에 떨어진 뒤 뉴욕의 한 커피숍에 앉아 하루하루를 걱정하던 64세의 마이클은 '일해볼 생각 있어요?(Would you like a job?)'라며 말을 걸어온 흑인 점장을 만나고부터 인생 역전의 의지를 다집니다.

화장실 청소 등 허드렛일에서 시작해 바리스타로 승진하기까지 그는 힘들 때마다 '과거는 빨리 잊고, 더 희망찬 미래를 설계하자.(Less past, more future.)'는 주문을 가슴에 새겼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가 현재, 즉 present를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past, present, future 중에서 '제일 소중한 것은 현재'라는 교훈을 무언으로 역설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요?

1980년대 중·후반, 핵주먹으로 전성기를 누린 마이크 타이슨도 크나큰 시련을 거치며 생의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온 복서지요. 폭행을 일삼고, 마약에 탐닉하면서부터 절망의 나락에 떨어졌다가 재기한 그는 자신의 인생 파노라마를 담은 다큐멘터리에서 주인공으로 우뚝 섭니다.

프랑스 칸에서 영화가 처음 공개됐을 때 그는 언론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과거의 삶을 자평한다면? 미래의 계획을 소개한다면?" 그러자 그는 애니메이션 '쿵푸 팬더(Kung Fu Panda)'가 선보인 명대사와 똑같이 대답한 뒤 사랑하는 가족과 유유히 자리를 떴습니다.

'쿵푸 팬더'는 '피라미에서 용으로 거듭난(from zero to hero)' 판다의 무용담을 그린 영화입니다. '혈관에 육수가 흐르는 끼'를 물려받아 탕면식당에서 면발만 뽑던 판다는 얼떨결에 쿵후 고수들의 전당에서 '용의 전사(dragon warrior)'로 간택되지요. 그러나 자신의 미션이 무시무시한 악당 표범을 무찌를 필살기를 연마하는 것임을 알게 되자 도망칠 궁리만 합니다.

숨은 능력을 미처 꽃피우기도 전에 과거의 무미건조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진 것이지요. 그때 스승께서 뚜벅 이런 충고를 합니다. 그 후 판다는 혹독한 수련을 이겨내고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납니다.

"어제는 사라진 과거! 내일은 알 수 없는 미스터리! 오늘은 선물! 그래서 우리는 현재를 the present라고 부르니라.(Yesterday is history. Tomorrow is a mystery. Today is a gift. That's why we call it the present.)"

생의 막다른 길에서 물러서지 않고 배수진을 친 마이클 게이츠 길, 마이크 타이슨, 그리고 판다를 인생 역전의 주인공이 되게 한 계기는 '오늘'의 소중함을 자각한 순간이라고 확신합니다.

그 들이 '오늘'을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면서부터 가능했던 것이고요. '과거의 아픔을 영영 잠재우는 것은 사랑(Love lets the past die)'이니까요.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에게 분명 오늘은 '선물'입니다.

작가·외화번역가